'무라카미 하루키' 에게 묻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하루키 카페 에서 퍼온글..




Q.

질문이 있습니다. 하루키씨의 소설의 주인공은(주로 남성이지만) 곧잘 면도를 하잖아요.

그것도, 제대로 물을 데워서, 뜨거운 타올도 준비하고, 쉐이빙크림을 바르고(면도칼로) 면도를 하죠.

그건 무슨 의미라든가 암시가 있는건가요?

아니면 하루키씨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어서 그렇게 쓰시는 건가요?

저는 면도칼로 하면 비거나 하기 때문에 전기면도기로 쓱쓱 면도하고 있습니다.

(법학부 3학년 남)

 

A.

저는 쉐이빙 크림을 너무나 좋아합니다. 일종의 쉐이빙 크림 페티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에 띄기만 하면 사버립니다. 그리고, "그래, 오늘은 이걸 바르고 면도를 하자" 등등 혼자 아침부터 신나합니다.

그러나, 요사이 브라운의 전기면도기를 샀습니다. 제일 비싼걸로 샀는데, 그것도 꽤나 좋더군요. 썩 깔끔하게 면도됩니다.

그래도 전기면도기로 깎은 다음 바로 면도칼로 깎아보고는,

"좀 전에 브라운으로 깎았더랬죠. 하지만 와 이거... 여전히 수염이 남아있군요" 하고

혼자서 인터뷰놀이를 하고 있으면 바보같지만 재미있습니다. 

 

 

 

 

Q.

무라카미씨는 글 중에서 부인에 대해 곧잘 쓰고 계신데요,

제가 아는 한 부인의 사진은 공개된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본인이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제멋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꼭 한번 어떤 분이신지 보고 싶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제 아내는 매스컴에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고, 저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즉, 누군가의 가족이기 때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잡지같은데 나오거나 하는일) 출연하지 않습니다.

저는 일관계로 어쩔 수 없이 종종 출연하고 있습니다만.

하지만 말예요, 사실 말인데, 봐도 뭐 별거 없잖습니까?

 

뭐, 조금 설명을 하자면, 결혼할 당시에는 머리가 허리까지 왔었는데,

점점 짧아져서는, 지금은 수영을 다니는 탓도 있고 해서, 아주 짧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는 파마를 한 적도 없고, 화장을 한 적도 없습니다. 드문 사람이죠.

데이빗 린치와 모짜르트의 k491과 함박조개와 연어껍질과 카슨 멕커러즈의 소설과

무라카미의 이전 차 "빨간 페가수스"와 포르쉐 911타르가톱(이건 비싸서 살 수 없어요)를 좋아합니다.

어릴 적에 가장 강한 영향을 받았던 TV프로그램은 스챠라카 사원과 말괄량이 억만장자. 되고싶었던 직업은 닌자.

Got a picture? 무리예요. 

 

 

 

 

Q.

제 아내로부터 무라카미씨의 부인에의 질문입니다.

 

1. 부인은 무라카미씨가 양파를 썰고 있을 당시에 무라카미씨가 장래에 유명해질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2. 무라카미씨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전, 해외에서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사실 때

   (즐거운 일도 많으셨겠지만) 그렇게 살기 싫어졌던 적은 없습니까?

 

3. 그 예쁜 사진들 말인데요, 좋아서 찍고 계신가요?

  "웅크린 고양이의 사진은 특히 예쁜 것 같은데요, 무슨 내막이 있나요?

   매우 대담한 질문만 던져서 죄송합니다.

                                                           (32살, 아내는 저와 동갑에 처녀자리 O형)

 

A.

안녕하세요. 아.. 뭐 그리 대담한 질문은 아녜요.

아내에게 좀 물어봤습니다. 아래가 대답입니다.

 

1.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지금도 아직까지 신기한 기분이다.

   남편은 뻔뻔스럽기 때문에 "당연하지" 라는 듯한 냉정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2. 솔직히 말해서, 즐거웠던 적은 거의 없었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힘든 일과 귀찮은 일이 많았다.

   일본에서 온천에 가고 고양이를 쓰다듬고, 맘 푹 놓고 살고 싶었다. 이탈리아어나 영어 같은거 배우는 것도 정말 싫었다.

 

3. 사진을 찍는 것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남편이 "일이니까 찍어" 라고 해서, 열심히 찍고 있을 뿐이다.

   실은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시니컬한 대답이라 죄송합니다.

왠지 제가 무척이나 무신경하고 권위적인 남편인 것처럼 들리는군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으니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아주세요. 

 

 

 

 

Q.

저는 지금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갑자기 이런 질문을 드리게 되는데요,

무라카미씨는 고등학생 시절에 무슨 생각을 하셨죠?

저는 시험과, 친구와의 관계 등등 여러 가지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특히 시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죠.

(동경, 고교 2학년)

 

A.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때 저에게 근사한 일이 세가지 있었습니다.

1. 비치보이스   2. 섹스   3. 가와데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 입니다.

모든 것은 거기에서 출발하여, 30년 후인 지금도, 기본적으로는 (얼마간의 진전와 후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그 근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Q.

갑자기 이런 질문 드려서 죄송한데요, 콘돔은 냉장고에 넣어서 보관하는 물건인가요?

(남자친구 집의 하우스시팅을 하고 있는데, 냉장고를 청소하고 있으려니 버터상자 안에서 그걸 발견했습니다.)

(일본어 교사, 미국 로스엔젤레스)

 

A.

1. 차가워서 기분이 좋다.

2. 와인 좀 가져올께 하고 말하면서 꺼내오려고.

3. 그밖에 보관장소를 발견해내지 못해서.

4. 빵에 발라먹고 있다.

 

중에 하나겠죠? 

 

 

 

 

Q.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일본에 있을 적부터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책은 거의 다 읽고 있습니다. 여기에 와서는 영역본을 읽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씨는 영역된 자신의 소설을 읽고 '음... 여기는 좀 이게 아닌데...' 등등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제 영어에 대한 이해력 문제가 많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역시 일본어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텔레비젼 디렉터, 33살)

 

A.

안녕하세요. 저는 번역이라는건 어디까지나 근사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근사치의 웅덩이를 메꾸는 것은 애정과 열의입니다.

애정과 열의가 있으면 대부분의 것들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의미에서 제 책의 번역자를 믿고 있고, 그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는 이란 말이지만 말예요.

저는 자신이 쓴 글은 원칙적으로 다시 읽지 않기 때문에,

영어로 번역되어진 것을 훌훌 넘기며 읽어봐도, 오리지널이 어떠했는지 싹 잊어 버리고 있어서,

"하하하, 꽤 재미있네"하고 읽곤 합니다. 그러는 편이 건강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연령 28세, 직업은 프로그래머입니다.

오늘 이렇게 메일을 띄우는 이유는 '면허' 때문입니다.

옛날 대학교 때 주위사람을 등지고 저는 면허를 따지 않았습니다.

"차 따위, 공기도 더럽히고, 고양이도 치어 죽이고, 모두가 면허를 딸 필요는 없잖아"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무라카미 아사히토우의 역습' 인가에서 무라카미씨도 같은 이야기를 쓰고 있는걸 발견했습니다.

"아... 이 세상에 적어도 한명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하고 뭔가, 힘을 얻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몇 년후, '먼 북소리'에서, 하루키씨가 면허를 땄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러나 그것은 외국의 교통사정이 나쁘기 때문이다 라는 것이어서 그러면 일본에서는 타지 않겠구나 했더니, 버젓이 타고 계시네요.

"잠깐, 이것봐요!!" 하고 생각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납득하기로 했습니다.

('그런거야' '그게 뭐 어쨌다는거야?' 의 응용 예입니다.)

 

해서,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씨가 하는 말은 일단 의심을 가지고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조금 있으면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대단하다. 차안에서 매일같이 듣고 있다" 등등 말을 하시는게 아닐까 하고 기대해보죠. 

 

A.

안녕하세요. 저도 그부분에 대해서는 얼마간 부끄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일종의 '사상적 전환'이죠.

'어차피 사람은 바뀌는 법이야' 라고 해도, 그건 일반적인 예에 지나지 않고, 한번 쓴 글은 되돌이킬 수 없죠.

외국에서 차 없이 살아가는 것은 힘든 건 있지만, 면목없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대단하다. 차 안에서 매일같이 듣고 있다" 라는 말을 할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저의 인생은 그런 착오의 끝없는 반복이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건 그 밖에도 많이 있습니다.

해서, 여러가지 비슷한 착오를 거쳐, 저는 자신에 대해 언제나 어느 정도의 퍼센테이지의 의심을 가지고 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의견 따위 결국은 과도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맘을 항상 가지고 있죠.

 

때문에, 문장을 쓸 때 만이라도, 여러것들에 대해 단정지어 버리는 것만은 되도록 버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혼자 창피를 겪는다면 상관 없지만, 적당한 말을 해서는 사람을 상처입히고 나서

"그건 실수였어" 라고 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과오를 넓은 맘으로 받아주시지 않겠습니까?

 

저는 비교적 극단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은 철저하게 하지 않고 (예를들면 겜블, 골프, 테니스, 스키, 강연 등),

하는 것은 꽤 집중해서 파고들어 하는 (예를 들면 마라톤, 트라이어스론, 번역등)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 '한다, 하지 않는다' 모드가 180도 획 바뀌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중간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없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갈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코 변명하는 건 아니지만 말예요. 

 

 

 

 

Q.

무라카미씨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입니까? 하나만 가르쳐 주세요.

이 질문에는 꽤 재미있는 답변이 돌아오죠.

참고로 저는 녹은 치즈입니다.

지금까지 들어본 대답은, 생크림, 커피, 앙꼬, 슈크림 같은 기호품 같은 것부터,

모야시, 가지, 흰밥 같은 비교적 담백한 맛의 것, 고기같은 큰 카테고리까지, 여러 가지였습니다.

"특별히 그런 건 없는데... 집착 같은 것도 없고" 하고 인생얘기로 바꿔 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왠지 화가 납니다. 

 

A.

안녕하세요. 제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최상의 음식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일이 일단락되고 "아아... 배고프다"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냉장고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자전거를 타고 근처의 정육점에 갑니다.

거기에서 고로케가 바삭바삭 여우색으로 튀겨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하나 삽니다.

옆에 있는 빵집에서는 마침 식빵이 구워져 나온 시간이어서 식빵을 약간 두껍게 썰어달라고 합니다.

세 칸 앞의 슈퍼에서 작은 돈가스 소스를 사서, 빵에 끼운 고로케 위에 살짝 뿌립니다.

근처 공원의 벤치에 앉아 "후~ 뜨거라 뜨거라" 하면서 그걸 먹습니다. 

 

 

 

 

Q.

저는 사수좌이고, A형의 41살, 아들 하나에 비서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키 아사히토우는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중에서 애완고양이 뮤즈의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깜깜한 어둠 속에 조명탄이 쏴올려진 것처럼 그녀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하는 부분에서 멍해져버립니다. 완벽한 한때.

그리고, '밤의 원숭이' 중에 '고로케' 라는 이야기도 좋아합니다.

그런 세이보(일본의 명절)는 정말 있을까요? 라고 물어봐도 솔직히 그렇습니다, 하고 말씀하시지는 않겠지만요.

현재 무라카미씨의 소확행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기쁘겠습니다.

참고로 저의 소확행은 밤에 모두 잠들었을 때 부엌바닥에 앉아서 좋아하는 책을 펴고, 담배에 불을 붙이는 순간입니다. 

 

A.

'고로케'라는 건 저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 모 출판사에서 세이보에 여대생이 배달되어 왔다는 바보같은 이야기였죠?

그런일이 실제로 있을 리 없지 않습니까? 어디까지나 쓸데없는 농담입니다.

실제 소설가는 세상의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리얼하고 컬러풀하지도 않고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 소확행은 잔뜩 있습니다. 셀 수도 없을 만큼 있습니다.

아직 따끈한 막 구운 빵을 사와서, 부엌에 서서 그걸 부엌칼로 자르면서, 부스러기를 뜯어먹는 걸 좋아합니다.

아직 아무도 수영하지 않은, 파문하나 없는 아침의 풀장에 들어가 고글을 쓰고, 발로 벽을 살짝 찰 때의 감촉이 좋습니다.

가을의 오후의 태양빛이 하얀 장지에 나뭇잎사귀의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듣는 게 좋습니다.

겨울밤에 부스럭부스럭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과묵한 커다란 고양이가 좋습니다.

터틀넥 스웨터가 잘 어울리는 걸프렌드를 기다리는 것도 멋지죠.

이른 저녁 장어집에서 장어를 주문하고, 나올 때까지의 시간을 혼자서 맥주를 마시면서 읽는 주간지도 나쁘지 않습니다.

새로 사온 부룩스브라더스의 하얀 코튼의 버튼다운 셔츠의 냄새와 촉감이 좋습니다.

막 나온 자신의 책을 손에 들고 가만히 보는 것도 좋습니다.

지하철역에서 건강한 키오스크(일본의 지하철이나 기차 역 구내에서 도시락파는 간이매점)의 아줌마를 마주치는 것도

의심할 여지없이 소확행입니다.

 



그렇다, 무라카미 씨에게 물어보자 라고 세간의 사람들이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우선 던지는 282개의 대질문에

과연 하루키 씨는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까? / 무라카미 하루키




by CosmosRain | 2008/06/13 13:46 | Univers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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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바보멍청이 at 2008/06/27 03:43
안뇽하세요 ㅎㅎ
Commented by CosmosRain at 2008/06/29 19:16
안녕하세요^-^
Commented by 바보멍청이 at 2008/06/30 03:18
아.. 누군지 모르시는구나 ㅋㅋㅋㅋ 저 미지에요 ㅋㅋㅋㅋㅋ
Commented by CosmosRain at 2008/07/01 01:12
바보멍청이/헐-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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